‘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공동기획팀이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10통 어르신들에게 솔깃한 제안을 했다. 지난 9일 전력질주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앞두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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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공동기획팀이 개금3동 8통 취재팀의 셋방에 모여 전력질주협동조합 정관을 검토하고 있다. |
“어머니, 우리 협동조합 잘 꾸려서 경로당도 2층으로 새로 지어 봐요.” 현재 10통 새마을경로당은 한국철도시설공단 땅에 컨테이너로 지은 무허가 건물이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물도 나오지 않는다. 전기는 경로당 회장님 집에서 끌어와 겨우 쓴다. 정식 경로당으로 등록도 안 됐다.한데 어르신들이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공동기획팀을 쳐다본다. 그러더니 한마디를 던졌다. “어이구, 시근(철) 좀 들어라. 내일 올 땐 시근 좀 사온나. 저기 국제시장이나 부전시장에 가면 판다.” 가능성이 없다는 어르신들의 핀잔이다.
그러나 이 마을 어르신들은 이제껏 ‘불가능한 일’을 모두 해냈다. 공동기획팀은 이 어르신들과 함께 협동조합 수익을 활용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이른바 ‘마을 곗돈 부활 프로젝트’다.
방식은 간단하다. 마을 어르신들로 구성된 전력질주협동조합은 반찬이나 무공해 콩나물 등을 판매해 수익을 내면 우선 일정 금액을 법정적립금과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한다. 그리고 남은 수익금은 조합원들이 배당금으로 나눠 가진다. 마을 곗돈은 어르신들이 받게 될 배당금 중에 소액을 마을 공헌 활동을 위해 다시 모으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배당금만으로 곗돈을 모으지는 않는다. 마을공동체 복원 사업 취지에 공감하는 기업 등과 협의해 지원받을 생각이다. 만약 조합원이 한 달간 모은 곗돈이 1만 원이라면, 마을과 관계를 형성한 기업이 같은 금액인 1만 원을 동시에 적립한다. 사업이 활성화되면 지자체와 일반 기부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이렇게 모은 곗돈은 마을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한다. 공동기획팀의 제안에 마을 어르신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곗돈을 활용해 진짜 2층 경로당을 새로 지을 수도 있다. 마을 주민이 긴급하게 쓸 수 있는 ‘마을은행’을 만들 수도 있다. 곗돈을 모아 만든 기금으로 주민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빈민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 빈곤 퇴치에 기여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이 모델이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마을마다 돈을 모아 어려움에 대비하는 ‘계’가 존재했다”며 “마을 곗돈을 부활시킨다면 단순히 돈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자치력과 마을 경제력을 확보하는 ‘마을공동체 활동기금’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범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