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4곳은 예술법정 이름붙여
- 법원 측 “탈권위 환경 만들고파”
지난달 31일 문을 연 부산지법 서부지원이 ‘갤러리 법조 건물’로 인기다. 청사 안팎에 설치한 80여 점의 수준급 작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미술관 나들이를 즐기듯 서부지원을 찾는 주민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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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부산지법 서부지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1층 복도에 설치된 회화 ‘대기실’을 감상하고 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공 |
14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부산지법 서부지원 주 출입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우산을 쓴 30대 여성 2명이 2.16m 높이의 조각상을 뒤로하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지역의 대표작가인 김정명(부산대 명예교수) 조각가의 ‘꽃들에게 경의를’이라는 작품이다.
작품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던 김기연(여·39·강서구 명지동) 씨는 “아파트 주민 사이에서 서부지원 미술 작품이 ‘갤리리급’이라는 소리를 듣고 구경하러 왔다. 실제로 법원이 아니라 미술관에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씨뿐만 아니라 1층 로비와 민원실, 복도에는 미술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작품을 감상하는 민원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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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지원을 찾은 시민이 조각 ‘꽃들에게 경의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서부지원은 새 청사 건축 과정에서 예산 3억7000만 원을 투입해 조각 10점과 회화 40점을 구매했다. 무상대여 형식으로 설치한 회화 32점을 보태면 서부지원에 설치된 미술품은 총 82점이다. 민원동 로비와 복도를 비롯해 법정, 회의실, 식당 등에도 미술품을 설치했다. 4개 법정은 아예 ‘예술 법정’으로 이름 붙였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법원 주 출입구에 설치된 ‘꽃들에게 경의를’이다. 김 작가는 전국 12곳에 큰머리 조각상을 설치했고, 서부지원의 요청을 받아 13번째 조각상을 완성했다. 김 작가는 작품 설치를 계속 고사하다 3번의 요청 끝에 승낙했다고 한다.
회화 분야의 대표작은 민화의 대가 김재춘 작가의 ‘춘화’와 뉴미디어 아티스트 장승효 작가의 ‘금수강산’이다. 이외에도 구명본, 박현선, 김창언, 권혁 등 유명 작가 작품이 청사 곳곳에 전시돼 있다.
서부지원 정병화 총무과장은 “신청사를 만들면서 권위적이고 엄숙한 분위기의 법원을 부드럽고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미술품 설치에 공을 많이 들였다. 대부분 작품이 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려운데 작가들에게 사정사정해서 받아왔다”며 “이미 강서구 명지동 일대 주민 사이에 소문이 퍼져 작품을 보려고 일부러 오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