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양계농가의 눈물 “조류독감 버티고 폭염 넘겼는데”



유럽을 뒤흔든 ‘살충제 계란 파문’이 국내에도 엄습, 정부가 15일 0시를 기해 전국의 계란 출하를 잠정 중단하면서 양계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계농가의 ‘혹독한 계절’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초여름까지 전국을 휩쓸면서 유례없는 맹위를 떨쳤다.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들며 AI의 공포는 가셨지만, 폭염에 따른 폐사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출하중단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상황.

잔류 농약 검사에서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경기 광주의 한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 관계자는 “2, 3년 전부터 친환경 농장 인증을 받아 계란을 생산했다. 약을 안 쓰니 파리가 끌어 축사 밖에 파리약을 뿌렸는데, 계란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됐다니 믿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남양주 한 농가 주인은 농식품부 조사 때 “이웃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 효과가 좋다기에 사용했다. 피프로닐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산란계를 8만 마리가량 기르는 이 농가에서는 피프로닐 성분이 국제 기준치(㎏당 0.02㎎)를 초과해 검출됐다.

상황을 수습하고 있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들 농장은 지난해 말 조류독감과 올 여름 폭염을 어렵게 넘겼다. 그런데 이번에 살충제 달걀이 발견돼 농장주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지역에서 생산된 계란을 잠정 유통, 판매중단 조치했으며 정밀검사를 통해 ‘부적합’으로 나오면 전량 회수,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