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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표 콩나물, 유명 식품기업 콩나물보다 아스파라긴산 4배 많아

부경대 식품분석센터 의뢰, 콩나물 속 숙취해소성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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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표 34㎎ 마트표 8㎎
- 빛 받은 초록콩나물도 ‘명품’
- 맛·정성·품질 모두 공식입증

할머니들의 정성, 맛도 품질도 검증됐다.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8통, 10통 어르신들이 자식처럼 키운 콩나물이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유명 식품기업의 콩나물보다 아스파라긴산을 4배가량 더 함유한 것으로 입증됐다. 아스파라긴산은 단백질을 형성하는 아미노산으로, 숙취 해소 효능이 뛰어난 물질이다.
   
지난 2일 개금3동 10통 마을. 취재팀은 이수금(85), 박영수(84) 할머니 집 옹기 시루에서 탐스럽게 자란 콩나물을 뽑았다. 두 할머니에게 지난달 시범 재배에 이어 또 한 번 콩나물 키우기를 부탁했었다. 공인기관에서 영양성분을 분석해 전력질주협동조합 콩나물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취지다. 취재팀의 의도를 들은 할머니들은 지난번 시범 재배 때보다 더 공을 들였다.

이수금 할머니는 시루를 짚과 검은 천으로 덮어 일반적인 ‘노란 콩나물’을 키웠다. 박영수 할머니는 시루를 개방해 햇빛을 받고 자란 ‘초록 콩나물’을 길렀다. 시범 재배 때 ‘실패’라 생각했던 8통 김옥순(83) 할머니의 초록 콩나물(지난달 31일 자 9면 보도 ‘시루를 뚫고 나온 희망’)이 정말 영양성분이 풍부한 ‘명품’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콩나물을 들고 일어서려는 취재팀을 어르신들이 붙잡아 앉힌다. 시험 보러 가는 자식에서 뭐라도 먹여 보내려는 어머니의 심정처럼, 감자를 삶아 취재팀에게 먹인다.

“그래, 잘하고 온나잉.” 취재팀은 어르신들의 응원을 받으며 콩나물을 들고 부경대학교 식품분석센터를 찾았다. 센터 문을 열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 땅에서 우리 농민이 우리 씨로 농사지은 콩에다 어르신들의 정성이 더해졌으니 영양성분도 당연히 우수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센터 측 의견은 조금 달랐다. “이런 사례가 종종 있는데, 보통은 유명 기업이 만든 제품에 영양성분이 더 많습니다. 의뢰자들은 ‘정성껏 길렀으니 우리 제품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오랜 연구 끝에 최적의 재배 조건을 적용한 유명 기업의 제품을 따라잡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센터 책임자는 취재팀에게 미리 “미안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괜한 일을 벌였나. 결과가 안 좋으면 없던 일로 해버릴까’. 취재팀의 기가 제법 꺾였다. 그리고 아홉 날을 조마조마 기다렸다. 드디어 지난 11일 분석 결과가 나왔다. 콩나물의 대표 영양성분인 아스파라긴산(㎎/100g)이 유명 식품기업의 A제품은 8.0, 전력질주협동조합의 노란 콩나물은 34.8, 초록 콩나물은 34.2로 나왔다. 비전문가가 봐도 한눈에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다.

   
콩나물의 수분을 빼고 고형물만을 놓고 분석했을 때 아스파라긴산 함유량은 A제품은 93.0, 노란 콩나물은 240.0, 초록 콩나물은 280.3였다. 역시 상당한 차이일 뿐 아니라, 전력질주협동조합 초록 콩나물의 우수성을 알 수 있다.

센터 측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특히 수분을 제외했을 때 (개금3동 어르신들이 키운 콩나물의) 아스파라긴산 함유량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뒤늦게 취재팀은 더 많은 영양성분을 분석하지 못한 게 아쉽다. 애초 콩에서 콩나물로 자랄 때 생성되는 비타민B2와 비타민C의 함유량도 분석하려 했으나,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부산에서 검사가 가능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매주 보도에서 반복하는 말이지만, 정말 못 하는 게 없는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도 신났다. “진짜? 우리 콩나물이 그렇게 좋다고? 고생한 보람이 있네. 이제 팔아도 되겠다.” 분석 결과를 전해 들은 어르신들의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개금3동 전력질주협동조합원 할머니들은 또 콩나물을 키운다. 맛과 품질이 검증된 ‘최고의 콩나물’로 반찬을 만들어, 21일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를 찾아 직원 100명의 배를 불린다. 할머니들의 ‘실전 연습’이다.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은 협동조합의 후원자(이후 소비자로 전환) 조합원이 된다.

권혁범 김영록 기자 pearl@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공동 기획=사회복지연대, 복지법인 우리마을,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녹색도시부산21추진협의회 ▷후원=개금3동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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