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일본인들이 조선인 6000여 명을 집단 살해한 ‘간토 학살’의 희생자 유족들이 진상 규명과 배상을 요구하기 위한 유족회를 부산에서 만든다.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오는 30일 ‘관동 진재(震災) 조선인 학살희생자 유족회 발족식’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발족식에는 간토 학살 희생자 유족들과 간토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재일교포 2세 오충공(62) 영화감독·김홍술 부산 애빈교회 목사가 참가한다. 그동안 강제징용 피해자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족회는 설립됐지만 간토 학살 유족회가 결성되기는 처음이다.
유족들은 유족회 출범 이후 한일 정부에 간토 학살 진상을 조속히 규명하고 국가가 나서 다른 피해자들을 찾는 데 힘을 쏟으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유골 봉환과 배·보상 등의 조치도 요구한다.
간토 학살은 1923년 9월 1일 간토 지역 대지진 직후 일본 정부가 국민적 분노를 돌리려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폭동을 일으켰다’는 헛소문을 퍼트리고 계엄령을 선포함에 따라 일본인이 조선인 6000여 명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이다. 이날 참가 유족은 모두 일곱 가족뿐이다. 간토 학살 관련 진상조사나 연구가 부족해 대부분 희생자의 유족이 부모·친척의 간토 학살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4년 19대 국회 여야 의원 103명이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를 설치하는 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김 목사는 “유족회를 구성해 목소리를 내야 시민단체가 연대하고 정부도 지원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