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부 땐 선박 출입 봉쇄 계획
- 가스공사 “수용불가 … 재용역”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에서 배출되는 염소로 인해 어자원이 황폐해지고 있다며 경남 거제·통영·고성 어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가스공사 측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제3기관에 검증 용역을 의뢰 중에 있어 보상을 둘러싼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7일 경남 거제·통영·고성 어민 700여 명이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앞에서 염소 배출로 인한 진해만 어장 황폐화를 주장하며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박현철 기자

‘한국가스공사 거제·통영·고성 어업피해손실보상대책위원회’ 소속 어민 700여 명은 7일 경남 통영시 광도면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국가스공사는 염소 배출에 따른 어업피해 용역 결과를 수용하고 즉각 피해 보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통영생산기지에서 발생하는 염소 탓에 플랑크톤이 소멸되고 먹이사슬마저 파괴되면서 진해만 수산생물이 몰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가스공사 측이 보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통영생산기지로 들어오는 가스 운반선 접안 자체를 어선으로 막는 해상시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고 있다.

통영생산기지는 액체상태인 천연가스를 기체화하기 위해 시간당 20만여ｔ의 바닷물을 끌어왔다가 다시 바다로 내보낸다. 이 과정에서 취·배수관 부식방지와 부착생물 제거를 위해 전기분해로 생성된 염소를 투입한다. 이 같은 염소 투입이 해양 미생물의 생체 파괴를 유발한다는 어민들의 피해 요구에 따라 한국가스공사는 2015년 4월 피해 용역을 한국해양대학교에 의뢰했다.

최근 나온 용역 결과는 어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해양대 연구팀은 자체 실험을 토대로 피해 유발 최소 염소 농도를 0.08ppm/L로 설정했는데, 통영기지에서 동쪽으로 7㎞ 떨어진 해역까지 평균 0.12ppm/L의 잔류 염소가 검출돼 어업 피해가 우려된다고 결론 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는 한국해양대의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별도 용역을 군산대에 의뢰한 상태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보고서 검증을 의뢰한 것은 과학적인 근거나 검증을 명확히 하기 위한 과정이다. 군산대의 검증 결과 여부에 따라 보상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업피해대책위는 “염소 배출에 따른 어업피해 용역을 마쳐 놓고도 보고서 수용을 거부하는 한국가스공사는 법적 책임과 함께 즉각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