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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3-2> 대안가족, 혈연을 넘어- 인연의 연대를 위해

늙어가는 부산…‘대안가족’이 고독한 노년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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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이 자발적 주체가 된
- 개금3동 ‘활기찬 자활공동체’
- 조합 설립 경제적 기능 더불어
- 서로 돌봄·부양하는 가족 기능

- 부산시, 개금3동 모범사례로
- 내년 노인복지 시범사업 선정
- 부산문화재단·지역 안과 등
- 행정·민간서 지원 구체화

전통적 가족 개념의 붕괴, 급격한 핵가족화, 1인가구·홀몸노인의 급증, 심각한 고령화…. 따로 통계를 들이밀거나 부연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그래도 한 가지 사실을 더 보태려 한다. 부산은 전국 7대 특별·광역시(세종시 제외) 중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다. 파생되는 노인 빈곤과 자살,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취재팀이 지난 3월 초부터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8통, 10통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공동기획팀은 지난 1~3월 부산 전 지역에 대한 현황 분석과 현장 답사를 거쳐 개금3동 8통, 10통을 시범활동 지역으로 선정했다. 시리즈 첫 보도 당시(지난 6월) 이 마을의 고령화율은 24.9%, 홀몸노인 비율은 37.2%였다.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참고하면, 2030년께 우리 사회 전체에 닥칠 문제가 이곳에선 이미 진행 중이다.
   
■더 늦으면 못 막는다

부산은 원래 노인이 많은 도시가 아니었다. 1990년 전국 7대 도시의 노인 인구 비율(이하 모든 주민등록 통계는 각 년도 1월 기준)은 부산이 3.35%로, 서울(3.42%) 인천(3.52%) 대구(3.69%) 광주(4.03%) 대전(4.02%)보다 낮았다. 그러나 27년이 지난 올해 부산의 노인 인구 비율은 15.42%로 7대 도시 중 1위다. 그만큼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증거다.

또 하나, 애초 부산은 4인 이상 가족이 한집에 사는 게 일반적이었다. 부산의 평균 가구원 수는 1980년 4.6명이었다. 하지만 1990년 3.8명, 2000년 3.2명, 2010년 2.6명으로 계속 줄어 올해는 2.4명까지 떨어졌다. 어느새 1인가구가 가장 흔한 가구 유형이 됐다. 부산의 3집 중 1집은 1인가구(33.88%)다.

사회복지연대는 부산 205개 읍·면·동 중 1인가구 비율 1위 남포동(67.38%), 노인 인구 비율 1위 가락동(29.54%) 등 50여 개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한다. 고령화, 가족 해체, 1인가구 증가에 따른 복합적인 문제가 상존하는 곳이다.

부산시를 비롯한 우리 사회는 이 같은 문제를 오래전부터 인식해 왔으나, 진행되는 속도에 견줘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오히려 소규모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지 않고 행정과 공급자 중심의 마을 재생, 공동체 복원 사업이 쏟아졌다. 그 결과 낙후된 마을은 점점 더 늘었고, 마을에 주민은 없고 거추장스러운 인프라만 남았다.

그래서, 이제라도 제대로 성찰하고 새로운 시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이처럼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어느 한 곳에만 책임지라고 떠넘겨선 안 된다. 행정과 정치권, 시민사회가 다 함께 나서 ‘협치’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기획팀이 개금3동 8통, 10통에서 찾아낸 홀몸노인, 가족 해체의 대안은 어르신들이 자발적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과 이를 기초로 하는 ‘활기찬 자활공동체’다. 그리고 이 공동체를 유지하고 확장할 대안가족이다. 더는 혈연으로 뭉친 가족에게만 돌봄과 부양을 기대할 수 없다.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와 가족이 필요하다.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유동철 교수는 “가족의 기본적 기능은 상호 지지와 세대 재생산, 경제공동체다. 이제 이런 걸 혈연이 아니라 인연으로 엮인 사회적 관계에서 해결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경제공동체 기능은 개금3동 8통, 10통에서 탄생한 어르신들 주체의 전력질주협동조합으로 대신할 수 있다. 나머지 기능은 지금부터 만들어나갈 대안가족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 대안가족이 잘 정착하면, 지금 부산의 상황을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市, 시범사업으로 추진

즐거운 소식도 있다. 개금3동 8통, 10통 어르신들이 힘껏 진행해온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가 모범 사례로 확산될 길이 열렸다. 부산시는 최근 내년도 사회복지국의 노인복지 관련 신규 시범사업으로 ‘고령자 대안가족 지원사업’을 선정했다. 온갖 역경을 이겨낸, 어르신들의 기적 같은 전력질주가 빛을 발한 성과다.

시의 예산 심의를 통과하면, 부산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예정이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명희(비례대표) 의원은 “대안가족은 사실 시가 선제적으로 해야 했을 사업이다. 민간과 언론이 먼저 제시했으니, 이제는 행정이 열의를 가지고 참여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은 제정을 추진 중인 ‘독거노인 고독사 방지를 위한 민간자원 활용 및 지원 조례’(가칭)에 대안가족 개념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복지환경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진수(동래구3) 의원도 “1인가구, 홀몸노인, 고령화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많은 연구를 했다. 나름의 해법도 가지고 있다”며 “대안가족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고령자 대안가족 지원사업’이 확정되면, 다음 달 개금3동 8통에 설립될 ‘대안가족센터’에서 복지법인 우리마을이 이 사업을 맡아 수행한다.

대안가족 구성을 위한 지원도 이어졌다. 부산문화재단은 개금3동 8통, 10통을 비롯해 비슷한 여건의 마을 어르신들이 ‘할머니 합창단’ 등 문화활동을 통해 소규모 대안가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협동조합을 바탕으로 한 대안가족이 다양한 형태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안가족 어르신들의 ‘밝은 눈’을 책임지겠다는 병원도 있다. 부산진구 부암동 밝은눈안과병원은 최근 우리마을과 협약을 맺고 개금3동 8통, 10통을 시작으로 부산의 마을 곳곳에서 생겨날 대안가족에게 의료복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권혁범 김영록 기자 pearl@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공동 기획=사회복지연대, 복지법인 우리마을,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녹색도시부산21추진협의회 ▷후원=개금3동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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