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에 저가장비 설치 눈감고
- 2000만원 받은 담당자 1년2월
육군 특수전사령부에 대테러 장비를 공급하는 납품업자가 제품에 하자가 생기자 전혀 다른 제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예우’와 ‘뇌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범행이었다. 김해공항을 비롯한 국내 3대 공항에 실제 계약과는 다른 저가 폭발물 탐지용 영상장비가 납품(본지 지난해 7월 1일 자 8면 보도)된 데 이어 육군에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한국공항공사와 계약한 폭발물탐지용 X레이 디지털 필름영상시스템 장비 대신 저가의 장비를 납품해 차익을 가로채고 담당자들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사기 및 뇌물공여)로 구속기소된 납품업자 A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7년 동안 특수전사령부의 한 폭발물처리중대에서 담당관으로 근무하다가 전역해 군수장비 납품사를 설립했다. A 씨는 2009년 자신이 근무했던 중대에 납품한 X레이 현상기에 하자가 생기자 B 씨에게 14회에 걸쳐 4007만 원을 제공했다. B 씨는 상급자 승인·보고 없이 제조사와 사양이 전혀 다른 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A 씨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B 씨는 지난해 8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군검찰에 구속됐다.
재판부는 또 계약 장비와 다른 장비가 공급되는 것을 묵인하는 대가로 A 씨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혐의(사후수뢰)로 구속기소된 공항공사 대테러폭발물 담당자 C 씨에게 징역 1년2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앞서 2010년 김해·제주·김포공항에 설치될 대테러 장비 납품 계약(3억2400만 원)을 했다. 당시 장비 시험성적서는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A 씨는 허위 회사를 내세워 경쟁입찰을 하는 것처럼 꾸몄다. 또 제조사와 외관·작동 방법이 전혀 다른 대당 2000만 원짜리 저가 장비 3대를 공항공사에 납품했다. C 씨는 이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었다. 공항공사는 검찰 수사 전 6년 동안 이러한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C 씨는 또 D사로부터 모의폭발물 부품을 공급받아 폭파시험을 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만드는 수법으로 부품 공급 금액을 가로챈 혐의(사기)도 유죄로 인정됐다. C 씨가 모의폭발물 부품을 공급받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가로챈 납품 대금은 모두 3800만 원 상당이었다.
재판부는 C 씨와 함께 이러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공항공사 직원 3명에게 징역 6월~1년에 집행유예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는 (공항에) 변경 납품한 장비가 현재까지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공공기관의 입찰절차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