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현재 피해접수 194건 그쳐
- 항쟁 주도자 정부추산 1560명
- 최종 보상금은 55명만 받아
- “보고서 나오면 이대로 끝나
- 문 대통령이 의지 보여야”
2014년 10월 출범한 ‘부마민주항쟁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가 다음 달 6일 진상조사 활동을 마무리한다. 남은 역할은 내년 4월까지 보고서를 쓰는 것뿐이다. 진상규명위는 지난 3년간 제대로 된 활동을 못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박정희 정권의 붕괴를 촉발한 사건을 파헤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진상규명위는 부마민주항쟁을 진압하려고 투입된 계엄군이나 경찰·검찰이 작성한 자료를 제대로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마항쟁 단체들이 진상 조사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이유다. 지난 2월 기준 부마위원회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194건에 불과했다. 부마항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정부 추산 1560명이지만 최종 보상금을 받은 사례는 55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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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옛 부산시청 앞에 서 있는 계엄군 탱크. 국제신문DB |
■위원회 구성부터 문제
진상규명위 구성과 운영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1일에는 진상규명위의 실무를 총괄하는 지원단장이 새 정부 들어 경질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1016민주항쟁기념사업회·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가 추천환 차성환·이명곤·정인권·진현경 씨가 진상규명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뉴라이트 성향의 교수 2명이 위원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위원회 구성에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부마항쟁의 진상 규명은 시작 단계부터 꼬였다.
진상규명위는 이런 상황에서도 내년 4월까지 ‘부마민주항쟁 진상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다. 부마민주항쟁 단체들은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국가의 이름으로 보고서가 나오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차성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는 “이미 진상규명위가 지난해 말부터 보고서를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 기초자료수집도 안 됐는데 어떻게 올바른 보고서가 나오겠느냐. 또 다른 역사 왜곡이 발생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위원회 내부서 자성 목소리도
부마민주항쟁 단체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 확보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보고서는 왜곡된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당시 계엄군과 경찰·검찰이 구금·해직·수배된 피해자의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마산 자료는 있는데 항쟁의 진원지인 부산 쪽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함께 보고서 발간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가 발간돼도 국정교과서처럼 어느 쪽의 인정도 받지 못하고 폐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위원으로 활동하는 A 씨는 “지난해 10월 사퇴했던 인사 4명이 다시 들어와 원점에서 진상 규명과 보고서 작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 씨도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 수집에 관계기관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측은 “4명의 위원이 진상규명위에 다시 참여하는 문제는 아직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의지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부마항쟁 진상규명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구성된 진상규명위가 합당한 활동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다음 달 6일로 묶인 진상조사 시한을 연장하고 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음 달 16, 18일 부산과 창원에서 열리는 부마항쟁 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장관이 참석해 현 정부의 진상 규명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부마민주항쟁 단체들은 2019년 10월 16일 부마항쟁 40주년에 맞춰 기념재단을 설립하기 전에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룡 김봉기 이준영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