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탈핵단체 “토론 불공평”
- 찬성 측 “신재생 비율 20% 확대
- 설비용량 구축 연 20조 소요”

신고리5·6호기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정부의 공론화 과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거세다. 환경·탈핵단체들은 공론화가 원자력발전 찬성론자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한국갈등학회가 ‘신고리 5·6호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마련한 부산지역 순회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8일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갈등학회가 주관한 3번째 지역순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원자력발전의 경제성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놓고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신고리 건설 반대 측인 장다울 그린피스 선임 캠페이너는 발제를 통해 “원자력계는 ‘원전이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해준다’고 주장하는데 틀렸다. 원전의 생산단가(원/㎾h)는 2012년 50원 이하에서 지난해 50원을 넘어섰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같은 기간 150원 이상에서 100원 이하로 떨어졌다”며 “미국과 영국은 2025년이면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원전을 역전할 것으로 분석한다”고 강조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반박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전기생산단가를 예측하면 다르다”며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른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기본 발전 설비 구축에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론에서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탈핵에너지 팀장은 “전력수급이 안정적인 지금이 원전 탈출의 적기”라며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면 전력피크를 완화할 수 있고 원전 기저발전(24시간 싼 전기 생산)은 더 필요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꼴찌라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와 덴마크는 각각 77%, 60.6%다.

반면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양재영 교수는 “신재생발전 비율을 20% 확대하는 설비용량 구축에 연간 20조 원대가 든다”며 원전 건설론을 뒷받침했다.

환경·탈핵단체들은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에 관한 정부의 공론화 방식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양이 처장은 “평일 낮 시간대에 토론회를 열면 일반 시민이 참여할 수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임직원만 자리를 채우게 돼 공평한 토론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은 경주 지진 때만 해도 탈원전을 주장하더니 이제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