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함바) 비리가 또다시 불거졌다. 서민 보금자리를 짓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간부들이 브로커로부터 35억 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함바 브로커 한모(53) 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수뢰 또는 증재)로 LH 간부 5명과 시공사 11곳의 간부 11명을 포함해 16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남모(53) 씨를 포함한 LH 간부 5명은 2013년 말부터 지난 6월까지 LH가 발주한 전국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한 씨에게 함바 운영권을 주도록 시공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각각 1500만~5500만 원의 뇌물이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입건된 간부들은 LH 지역본부 사업장의 현장 총감독을 맡으면서 시공사에 상·벌점을 주는 감독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했다.
경찰은 또 시공사 11곳의 간부와 임원들이 같은 기간 한 씨로부터 1000만 원에서 9억4000만 원을 회사 발전기금이나 뇌물로 받아 챙긴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한 씨가 제공한 뇌물과 향응 규모가 3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조사가 진행되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한 씨를 체포하면서 한 씨의 접대와 뇌물 현황 4000여 건이 날짜별로 기록된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기록 분석이 모두 끝나면 뇌물 금액과 수수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한 씨가 10년 전 자신의 땅 주변에 LH 사업장이 들어서면서 감독관으로 온 LH 간부들과 인맥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LH 간부와 시공사 임원을 소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LH 간부가 브로커를 통해 시공사와 결탁해 전국 곳곳의 함바 운영권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며 “철저히 수사해 전국 LH 현장의 함바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LH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60조 원가량의 공사를 발주한 우리나라 공공 영역에서 최대 발주처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