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사-용역직원 로비서 몸싸움
- 객실예약 취소 영업손실 불가피

법원이 20일 운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에 강제집행을 단행하면서 호텔 운영이 중단됐다. 이달 3400여 객실 예약도 모두 취소됐다. 총 525개 객실을 갖춘 센텀호텔은 개인이나 법인이 분양받은 객실을 위탁관리사가 운영해 이익을 배당하는 레지던스 호텔이다. 소유주가 많다 보니 갈등도 자주 빚어져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법원이 20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호텔 운영사인 ㈜한창어반스테이에 대한 강제집행을 진행하자 호텔 운영사 직원과 일부 객실 소유주, 강제집행 용역사 직원들이 호텔 로비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20일 오전 6시40분부터 해운대센텀호텔 운영사인 ㈜한창어반스테이에 강제집행을 진행했다. 지난 6월 13일 동부지원 민사1부가 센텀호텔관리단이 한창어반스테이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 사건을 인용하면서 이날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센텀호텔관리단은 센텀호텔 객실 일부 소유자의 단체이다. 지난해 센텀호텔 운영사로 한창어반스테이가 선정된 데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 강제집행을 이끌어낸 것이다.

강제집행에 나선 박헌호 집행관은 “지하 1·2·5층과 지상 1층 프런트 및 지상 5~21층에 대한 강제집행을 했다. 호텔 사무실과 침구류 창고에 있는 집기류를 거의 다 치웠다”고 밝혔다.

강제집행으로 인해 한창어반스테이 측은 당장 호텔 운영을 할 수 없어 피해가 막대하다는 입장이다. 김유정 한창어반스테이 부총지배인은 “지금 투숙객 일부가 묵고 있다. 이달 내 예약이 총 3400여 박인데 취소하고 다른 호텔로 안내하고 있다. 오늘 아침부터 들어온 예약은 아예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마찰도 빚어졌다. 한창어반스테이 측을 지지하는 일부 소유주가 1층 호텔 프런트의 강제집행을 저지하면서 법원 측이 부른 강제집행 용역사 직원들과 몸싸움이 발생했다.

센텀호텔관리단 측도 “새로운 운영사를 이미 선정했다. 정상적으로 호텔을 운영해야 하는데 강제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법원 측은 강제집행과정에서 소유주들과 몸싸움이 격렬해지자 이날 오후 5시50분께 1층 호텔 프런트의 강제집행을 하지 못한 채 종료했다. 법원 측은 추후 해운대센텀호텔관리단의 의견에 따라 남은 부분의 강제집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센텀호텔이 운영을 중단해도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관광·마이스 산업에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김정윤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실장은 “아직 영화제가 시작하지 않아 큰 피해는 없다. 다른 호텔로 옮기면 된다”면서도 “센텀호텔은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필름마켓 참석자가 주로 이용한다. 게스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전 안내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 최부림 기획전략상품개발팀장도 “최근 들어 해운대 일대에 중저가 호텔이 많이 생겼다. 센텀호텔이 벡스코와 가장 가깝긴 하지만, 요즘 손님들은 가격과 서비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센텀호텔 객실 일부가 운영되지 않더라도 관광·마이스 산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희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