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의경에게 성추행·폭행 등 부당행위를 일삼아도 징계는 솜방망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 남동갑) 의원이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의경 대원 상대 갑질 등 부당행위 관련 징계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7월 기준)까지 의경을 상대로 부당 행위나 갑질 등으로 적발된 경찰관은 79명에 달했다.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 6명도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 13명, 울산 8명, 인천·충남 각각 6명 순이었다.
지난 2월 부산경찰청 소속 A 경위는 의경의 귓불을 만지거나 뒤에서 껴안는 등 성추행과 욕설을 해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부산경찰청 B 경장도 상습적으로 의경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해 정직 1개월을 받았다. 승진 공부를 핑계로 자신의 업무를 의경에게 시킨 경찰관 등도 있었다.
이들 중 최고 징계수위는 정직 2개월에 그쳤다. 73%에 해당하는 58명은 징계에도 해당하지 않는 주의나 경고, 불문경고처분을 받았다. 현행 경찰 공무원 징계양정규칙에 따르면 직권 남용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가혹 행위 등을 했을 경우 그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이라 하더라도 감봉 수준의 징계를 내리게 하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이다. 폭행 등 명백히 드러나는 가혹 행위가 아닌 이상 욕설 등을 장난으로 치부하는 분위기와 폐쇄된 조직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경찰이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지만, 내부적으로 약자인 의경을 상대로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갑질 행위는 물론 갑질을 축소 은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자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