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정부가 보수단체에 돈을 대주고 친정부 시위를 조장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에 국가정보원과 퇴직경찰관모임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11일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또 퇴직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사무실과 ▷구재태 전 경우회장 자택 ▷경우회의 자회사인 경안흥업 ▷애국단체총협의회 ▷월드피스자유연합 사무실을 비롯해 모두 9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전산 자료와 개인 문서를 확보했다.
이 전 실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감사원의 삼성서울병원 감사 청구가 논의되던 시기에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만나 감사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검찰은 그동안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과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보수단체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보수단체 지원금 조성에 관련된 삼성·현대차·SK·LG그룹 임직원을 불러 자금 흐름을 추적해왔다. 또 이승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에게서 ‘허 전 행정관의 요청으로 (기업) 자금을 모금했다.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 과정에서 국정원 고위층도 보수단체를 지원하고 관제시위를 조장하는 데 가담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보수단체에 돈을 주고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당시 야권 인물들을 견제하는 시위를 조장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경우회 역시 구재태 전 회장의 주도로 관제데모 등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단체다. 검찰은 경우회의 정치활동 과정에서도 전경련 등의 지원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