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서, 성매수 10~20명 추적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관리에 또 허점이 드러났다. 에이즈에 감염돼 보건당국의 집중관리대상이 된 20대 여성이 버젓이 성매매를 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에이즈 이미지. 픽사베이

부산 남부경찰서는 19일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상 전파매개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A(여·26) 씨를 구속했다. 또 A 씨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동거남 B(27) 씨를 수사 중이다.

A 씨는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도 지난 8월 14일 스마트폰 채팅앱으로 만난 남성으로부터 8만 원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A 씨의 감염 사실을 알고도 성매수 남성을 물색해 A 씨에게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2010년에도 감염 사실을 숨기고 성매매를 해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남성 10~20명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씨가 채팅앱을 삭제한 탓에 성매수 남성 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이즈 감염자가 온라인 채팅으로 성매매를 해도 보건당국이 알아챌 방법은 전혀 없다.

부산시에 따르면 에이즈 환자는 주거지 보건소가 수시로 상담을 진행한다. A 씨의 경우 2010년 2월 몸이 자주 아파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때부터 A 씨를 관리대상에 등록해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A 씨 주거지 보건소는 지난해 A 씨와 대면 또는 전화로 12회 상담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5차례 상담했다고 덧붙였다. 상담은 주로 정기적인 투약 여부 확인과 전파 예방 교육으로 이뤄진다. A 씨의 동의 하에 동거인인 B 씨에게도 전파 예방 교육이 진행됐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감염자의 사생활에 개입할 수는 없다. 부산시 담당자는 “자칫 감염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담당자가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우편물 하나 보내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보건소 담당자도 “환자의 말을 믿는 수밖에 없다. A 씨가 상담에 진지하게 응하고 ‘다시는 경찰서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은 모두 1만1439명이다. 부산에는 지난달 기준 800여 명이 거주 중이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HIV를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 이후 면역 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긴 사람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