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쿠키·목공예품 등 제작
- 복지관·학교 납품해 수익
- “민간주도 도시재생 성공”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로드맵의 핵심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내세운 가운데 부산 서구 아미동의 마을 기업이 우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 서구 아미동의 마을 기업인 아미맘스에서 마을 노인과 중학생들이 쿠키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아미맘스 제공

19일 오후 부산 서구 아미동 ‘기찻집 예술 체험장’. 산복도로에 위치한 20여 평 공간에 중년 여성 10여 명이 둘러앉아 웃음꽃을 피웠다. 자신들이 만든 쿠키와 빵 판매 문제부터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까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아미맘스’란 이름으로 3년째 마을기업이자 거점시설인 ‘기찻집 예술 체험장’을 꾸려가고 있다. 아미초등학교 학부모로 10년 전부터 인연을 맺고 학습 도우미 등 봉사활동을 이어오다 2014년 3월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당시 서구는 시비 2억 2000만 원을 들여 과거 두부·유리 상점이던 기차 모양의 단층 건물을 새롭게 고쳤고, 아미맘스가 운영을 맡아 카페·예술체험장·마을공동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3년간 아미맘스는 마을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한몫을 했다. 주민들은 기찻집에 모여 빵·쿠키, 목공예품, 향초 등을 만들고 인근 학교나 복지관에 납품해 수익을 냈다. 총수익의 20%를 차지하는 인건비는 제품 만들기에 참여한 주민들이 나눠 갖는다. 나머지 금액은 마을발전을 위해 재투자한다. 여기서 생산한 쿠키는 ‘기찻집 쿠키’란 브랜드를 달고 곧 대형백화점에 입점한다.

대다수가 가정주부였지만 지금은 바리스타·목공예·제과 같은 부문에서 각종 자격증을 따면서 마을 코디네이터, 강사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영양사 자격증을 따 초등학교 영양사로 취업하거나 대학에 진학한 회원도 있다. 강은희(47) 씨는 “월 5만 원 수입을 목표로 했는데 이젠 매달 60만 원 이상 번다. ‘가난한 마을에 산다’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남편에게 용돈도 준다”며 웃어 보였다.

아미맘스는 수익 창출을 넘어 주거 복지 취약 지역인 아미동을 사람 냄새나는 공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손주, 며느리, 시어머니뻘 되는 주민들을 모아 댄스동아리를 만들고, 중학생들이 마을 노인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친분을 맺는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다. 최용분(여·84) 씨는 “서구 대신동에 살지만 50년 세월을 보낸 아미동을 못 잊어서 매일 찾고 있다. 대문을 닫고 지내던 마을이 서로 웃고 지내는 동네로 바뀌었다”고 자랑했다. 아미맘스 손정미 회장은 “관 주도로 이뤄지는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주민 스스로가 나서 마을을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