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원전논의 긍정적 영향, 결과 승복하는 자세 필요”
20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대정부 권고안이 발표되자 희비가 교차했다. 그동안 건설 중단을 촉구했던 탈핵·환경단체는 눈물을 쏟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건설 재개 측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찬반 단체 모두 공론화위의 활동이 숙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는 데는 동의했다.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는 탈핵부산시민연대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건설 재개 정부 권고안이 발표된 직후였다. 회견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 활동가는 “공론화 기간 부산 울산의 의견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부산에는 건설 재개 의견이 없어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상한 이유였다”며 “공론화위가 주장하는 공정성과 중립성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신고리5·6호기백지화부산시민운동본부 박재율 공동대표는 “황망하다. 그리고 착잡하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재개는 탈핵 운동의 끝이 아니다. 신고리5·6호기 백지화의 당위성은 여전하다. 또 다른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건설 재개 측 인사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옆 길천마을 이창호 이장은 “이미 공사가 진행되던 신고리5·6호기 건설을 멈춘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봤다”며 “동네 주민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계속 건설이 진행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건설 중단·재개와는 별개로 공론화 과정이 국내 원전 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결과를 떠나 국민이 원전의 안전성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공론화위 자문위원인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는 싸움 끝에 협상하거나 한쪽이 다른 쪽을 억누르는 게 있다. 이번에는 사전에 룰을 정해 공론조사라는 걸 했다. 공론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양측이) 그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권고안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공동대표인 법등스님은 “다수가 찬성했다면 따라야 하는 게 민주주의의 질서”라면서 “먼 훗날 나와 다른 생각이 진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결과에 승복하는 게 성숙한 민주사회다”고 강조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