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을 뒤흔든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게이트’가 1년 만에 다시 국회 국정감사장에 오른다. 엘시티 게이트는 24일 대구고검에서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고검 산하 국정감사에서 단연 최고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이른바 ‘엘시티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공방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구고법에서 부산고법 및 대구고법 산하 지법·지원을, 오후에는 대구고검에서 부산고검 및 대구고검 산하 지검·지청의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들 기관의 국정감사는 1년 단위로 부산과 대구를 오가며 합동으로 열리는데, 올해 장소는 대구다. 1년 전 부산에서 열린 이들 기관의 국감에서도 엘시티 게이트에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이후 잠적한 엘시티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이 체포되면서 엘시티 게이트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정관계 주요 인사가 무더기 구속돼 1심에서 전원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는 수사 진행 및 범위, 의혹 제기 등에 의원들의 질의가 빗발쳤다면 올해 국감에서는 수사의 성패, 결과 등을 두고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의원들의 사전 질의서에도 부동산 투자이민제와 특혜 대출 등 엘시티 게이트와 관련된 질문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올해는 여야가 공수교대를 한 만큼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엘시티 특검 문제도 국감장에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피감기관장이 박정식(56·사법연수원 20기) 부산고검장과 황철규(53·19기) 대구고검장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감장에서 답변은 부산검찰을 대표해서는 박 고검장이, 대구검찰을 대표해서는 황 고검장이 하게 된다. 박 고검장은 지난해 전국 부정부패 사건을 지휘한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출신으로 엘시티 사건을 훤히 꿰뚫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엘시티 수사의 총책임자인 부산지검장을 거친 황 고검장에게는 대구검찰과 관련한 질의보다는 엘시티 수사와 관련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날 국감장은 장소만 대구일 뿐 엘시티 수사와 관련한 부산검찰의 국감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