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한 대학교 졸업예정자들이 검찰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해 졸업작품전을 하려고 모아둔 학생회비를 고스란히 날린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A 대학교 학생 김모(여·23) 씨가 이러한 피해를 담은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6일 검찰 수사관을 자처하는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불법 자금 도용으로 검거된 40대 남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씨 명의의 통장 2개가 발견됐다며 김 씨 명의로 된 계좌를 모두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남성은 김 씨에게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처럼 꾸민 사이트로 접속하라고 한 뒤 사건 번호도 확인시켜 주면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김 씨를 속였다.

김 씨는 이후 남성의 지시대로 본인 계좌돈을 ‘안전계좌’로 송금했다. 당시 김 씨 계좌에는 다음 달 졸업작품전을 열기 위해 걷은 회비와 학교 지원금 등 24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이후 돈을 받은 남성이 잠적해버리자 그제야 김 씨는 속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씨가 돈을 보낸 계좌의 거래를 막기 위한 절차를 밟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해당 학과는 발칵 뒤집혔다. 이 대학 관계자는 “A 씨 부모가 돈을 일부 변제했고 교수들이 모자란 돈을 채우기 위해 지원금을 받으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