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생이 그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부활했다.

통영시는 오는 3일 도천동 윤이상기념공원에서 ‘윤이상기념관 표지석(사진) 제막식과 추모식’을 거행한다고 31일 밝혔다. 3일은 선생의 서거일로 타계한 지 22주기가 되는 날이다. 윤이상기념공원 내 윤이상기념관은 그의 고향인 통영에서 ‘윤이상’ 이름이 공식적으로 새겨진 첫 건물이 된다.

윤이상기념공원은 그동안 이념논쟁으로 선생의 이름을 달지 못하고 지명을 딴 도천테마공원으로 불렸으나 이날 표지석 제막식을 갖고 제 이름을 되찾는다. 2010년 3월 개장 이후 7년 반 만이다.

이날 제막식에는 윤 선생의 부인인 이수자 여사 등 유족이 참석한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주최하는 추모제는 선생의 육성 청취와 추모사, 헌화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윤이상기념관은 선생의 탄생 100주년인 지난 9월 17일 재개장했다. 선생의 딸인 윤정(통영국제음악재단 이사)씨가 독일에서 직접 가져온 유품을 안치해 재정비했다. 선생이 생전 즐겨 들었던 음반 수백 장과 책 그림 등 유품이 새롭게 전시됐다. 선생의 베를린 자택을 축소 재현한 베를린하우스는 생전 사용했던 가구 등으로 서재와 응접실을 재구성해 그의 체취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윤이상 이름 되찾기 운동은 지난 6월 G20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로 떠난 김정숙 여사가 베를린 윤이상 선생 묘지를 참배한 뒤 통영에서 가져간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선생의 고향에서 그의 음악적 업적을 되새기자는 여론이 급격히 형성되면서 지난 8월 통영국제음악제 시민서포터즈인 ‘황금파도’가 관련 건의서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통영시의회는 기존 ‘통영시 도천테마기념관 설치 및 관리운영조례’를 ‘통영시 윤이상기념관 설치 및 운영조례’로 변경하는 조례명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제 이름을 되찾게 됐다.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는 “윤이상기념관 표지석 제막식은 윤이상이라는 이름을 되찾고 ‘상처입은 용’의 아픔을 회복하고자 하는 데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