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로 차체 밑 불꽃 확인
- 차량 노후화 등 결함가능성도
- 유족 진상규명 촛불집회 계획

지난 2일 발생한 경남 창원터널 앞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유류통 196개를 싣고 달리던 5t 화물 트럭이 화물 고정 조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중부경찰서는 5일 5t 트럭에 실린 드럼통 196개(200ℓ 22개, 20ℓ 174개)의 소유자인 울산의 모 가공유 업체를 압수수색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업체 내부 CCTV로 적재 당시 상황을 조사한 결과 화주 측과 운전기사는 뚜껑이 없는 적재함에 드럼통을 싣고도 덮개를 씌우거나 묶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경찰 측은 “위험물을 담은 통이 정상 운행 과정에서가 아니라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충격으로 떨어진 것이어서 관련 법 위반 여부는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트럭에 실은 산업용 윤활유·방청유 등이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제4류 위험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시 다른 위험물이 실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성분 분석을 통해 위험물 종류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경찰은 숨진 트럭 운전자 윤모(76) 씨의 건강 상태, 인지 이상 여부 등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윤 씨가 최근 2년간 10번, 운수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진 2006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46번의 사고를 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창원터널 내부 CCTV를 분석한 결과 트럭의 차체 아래쪽에서 불꽃이 번쩍이는 장면을 확인했다. 차량이 2001년식으로 노후한 점 등에 미뤄 차량 자체 결함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6일 충남 서산에 있는 A물류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트럭 운전자와의 관계, 사고 당시 책임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A 업체는 서울에 있는 본사의 서산영업소로 트럭의 명의가 등록된 회사다.

한편 이날 이번 사고로 숨진 유모(여·55)씨와 배모(여·23) 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배 씨 유족은 “경찰 등으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나 시위를 계획 중이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