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간부 24명 모두 14억 챙겨
- 브로커, 운영자 모집 40억 받아
경찰의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식당) 비리 수사(본지 지난 9월 20일 자 6면 보도)결과 서민 보금자리 확산을 위해 매진해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부 7명이 검은 커넥션에 개입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일 브로커로부터 뇌물을 받고 함바식당 운영 이권에 개입한 혐의(뇌물수수 또는 배임수재)로 LH 지역본부 간부 남모(53) 씨를 구속하고 남 씨와 공모했던 LH 간부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식당 운영권을 내준 혐의(뇌물수수)로 한 건설사 상무 김모(51) 씨를 구속하고 11개 시공사 임직원 2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건의 핵심 인물로 LH 간부 등에게 뇌물을 주고 식당 운영권을 받아 판 브로커 한모(53) 씨를 뇌물증재 혐의로 구속했다.
LH의 한 지역본부 간부인 남 씨는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LH가 발주한 아파트 건설현장 시공사 측에 식당 운영권을 한 씨에게 넘기라고 청탁해주는 대가로 한 씨에게 54회에 걸쳐 39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씨를 비롯한 LH 임직원 7명은 한 씨가 함바 운영권을 따내게 하는 조건으로 이 기간 총 90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시공사 간부 24명은 이 기간 한 씨에게 함바 운영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14억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 건설사 김 씨는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LH의 한 지역 현장에서 식당 운영권을 한 씨에게 주고 28회에 걸쳐 골프접대와 금품 등 1억800만 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브로커 한 씨는 함바 운영을 희망하는 35명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40억 원을 받아 15억4000만 원은 로비자금으로 쓰고 15억 원은 자신의 차량구입비 등 유흥비로 사용했으며 나머지 10억 원은 시공사의 발전기금 등으로 제공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함바 운영자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한 씨의 휴대전화에서 금품 제공 일시와 액수, 대상 등 5300건의 메모 파일을 확보했다.
연이은 함바 비리에 국토해양부는 2011년 LH가 식당을 건설현장에 설치하면 시공사가 ‘현장식당 선정계획서’를 작성하고 감리업체가 이를 검토한 뒤 LH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고시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연루된 시공사는 규정을 몰랐으며, LH도 이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경찰청 박용문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이번 수사를 토대로 LH가 함바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내부고발용 전용앱을 개발 보급하고, 신고포상금도 기존 3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대폭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