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A(여·28) 씨는 지난 29일 남자친구와 함께 부산 해운대로 여행을 왔다. 이날 오후 1시께 해운대 우동에 도착한 A 씨 일행은 한 모텔을 숙소로 정하고 짐을 풀었다. A 씨는 최소한의 비용을 챙긴 채 남자친구와 해운대 관광에 나섰다. 숙소로 돌아온 A 씨는 모텔 주인에게 맡기고 나간 열쇠를 요구했다. 모텔 주인은 “이상하다. 여기 뒀는데”라며 한참 열쇠를 찾다가 결국 마스터키를 들고 해당 객실로 올라갔다.
모텔 주인과 A 씨 일행은 객실 문을 열자 깜짝 놀랐다. 웬 40대 남자가 침대 위에서 자고 있었던 것.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모텔 주인은 자기 실수를 알아차렸다. 모텔 주인은 A 씨 일행이 객실을 비운 사이 화물차 운전기사 B(44) 씨에게 같은 방을 배정했던 것이다. 모텔 주인은 3명의 손님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A 씨 일행은 사과를 뒤로하고, 두고 간 여행용 가방부터 확인했다. 가방 안에 한화 50만 원과 엔화 20만 엔 등 250만 원가량의 여행 비용과 귀금속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가방 안에는 다른 것은 그대로였지만, 돈과 30만 원 상당의 목걸이가 없었다. B 씨가 돈을 훔쳤다고 확신한 A 씨는 B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경찰에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A 씨에게 사과했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B 씨는 이날 건설 자재를 부산으로 운반했고, 잠을 잔 후 30일 귀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들어간 객실에 웬 여행용 가방이 있었고, 호기심에 이를 열었다 발견한 현금을 자신의 가방으로 옮겼다. “주인이 다시 올라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10시간 넘게 운전한 상태라 너무 피곤한 상태였다. 그냥 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에 모텔 업주가 한 방에 2팀을 받은 것 자체가 사건의 시작이었다. 착한 사람 같은데 견물생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B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