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에게 집 안으로 들어가도 된다고 했는데, 지진 트라우마 탓에 문 앞에서 서성이며 쉽게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부산 안전 관리 전문가들이 규모 5.4의 지진으로 피해를 본 포항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포항 시민을 위로했다.
부산시는 시 안전관리자문단 소속 10개 업체가 포항 지진 피해 건축물 114개소의 긴급 안전 진단을 마쳤다고 3일 밝혔다. 건축·토목 전문가인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8일간 총 17회에 걸쳐 포항과 부산을 오가며 민간 건축물의 안전을 진단했다.
건축·토목 전문가는 포항 지진 후 현지에서 가장 필요한 인력이다. 포항 지진 피해액은 3일 현재(오전 6시 기준) 971억6700만 원에 이른다. 집 안에 들어가기 전 건물의 안전 여부를 진단해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주민이 쉽게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이에 부산시는 자문단 중에서 안전진단업을 운영하는 자문위원에 협조를 요청했고, 이 가운데 10개 업소가 나섰다. 전문가들은 포항시에 접수된 민간 건축물을 돌며 안전진단을 벌여 ‘사용 가능’ ‘정밀 진단 필요’‘사용 불가’ 등의 판정을 내렸다.
동양시설안전연구소 장효식 소장은 “주택이나 조적조(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집)의 70~80%가 피해를 당했다. 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직원 4명과 함께 포항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시 시민안전실 최연화 팀장은 “건물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안전 진단을 받는데 건물당 350만 원가량이 든다. 총 114개의 건물을 진단했으니 총 4억 원가량의 물적 지원을 한 셈이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5일 안전 진단에 참여한 전문가 10명를 초청해 격려하고 재난대응과 관련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