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시간 지나 도착… 헬기도 부족

인천 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에서 인명 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해경의 신속하지 못한 구조가 지목됐다. 이런 대형 재난에 즉각 대응하려고 만든 ‘해양특수구조단’이 인천권역에는 없었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이 7일 부산 영도구 부산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자체개발 장비를 이용해 선박 파공부위 봉쇄 시연을 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정부는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각종 해양 선박 사고에 긴급 대응하기 위해 전국 3곳에 해양특수구조단을 설치했다. 해양경찰서의 구조대와 달리 대형 특수 사고에 투입되는 전문 구조단으로 해양경찰청 소속이다. 핵심 역할을 맡은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은 2014년 10월 부산에 설치됐고 이후 2015년 12월 동해특수해양구조대와 서해특수해양구조대가 각각 동해와 목포에 설립됐다. 이들은 각각 남해·제주지방해양경찰청, 동해해양경찰청, 서해·중부지방해양경찰청의 관할 구역을 맡는다.

하지만 지난 3일 인천 낚싯배 사고 당시 해양특수구조단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렸다. 해양특수구조단에 소속된 전문 구조사 93명은 SSU, UDT, 해병대 특수수색대 등 최강의 특수부대 출신이다. 매주 수상 수중 로프 항공 구조훈련은 물론 고난도 잠수 훈련을 받고 있다. 또 중앙해양특수구조단에는 3년에 걸쳐 76억 원이 투입돼 첨단 구조 장비를 갖췄다. 육상에서 공기를 무한 공급하고 잠수사와 실시간 통화가 가능한 SSDS 시스템이나 수중 탐색 로봇, 수중 음파 송수신 장비 등이 있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사고 발생 후 중부 담당인 서해해양특수구조대가 대형헬기(22인용)를 타고 이동해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헬기 정기 점검으로 법규상 이륙하지 못했다. 야간 비행이 가능한 소형 헬기(5, 6인용)도 없어 출발 시간이 지연됐다.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은 사고 상황이 전파된 지 1시간14분이 지난 오전 7시27분에 출동 명령을 받고 11분 만에 출발해 8시49분 사고 해상에 도착했다. 그러나 날씨 탓에 인근 평택2함대에 8시54분 도착해 해상으로 이동한 뒤 추가 수색에만 투입됐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중부해양특수구조단(가칭)이 꾸려졌다면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야간에 운용할 수 있는 헬기 부족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된다. 구조사가 날씨에 가장 덜 영향을 받고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은 헬기이지만, 전국 해양경찰에 있는 헬기는 18대다. 이 가운데 야간 운행이 가능한 헬기는 절반에 불과하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