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오 군수가 직원의 승진 인사에 부당한 방법으로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확보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군수 직위를 이용해 자격이 되지 않는 직원의 승진 인사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로 오 군수를 이날 오전 9시30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오 군수는 2015년 7월에 있었던 군 인사에서 애초 승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6급 직원을 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키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5급 승진 대상자는 총 16명이었다. 근속연수와 근무성적 등으로 결정되는 승진서열 47위까지의 6급 직원이 승진 후보였다. 기장군의 인사를 총괄하는 승진인사위원회 소속 위원 8명이 47명 승진 대상자의 면면을 평가해 인사를 심사해야 했다.

문제는 당시 전체 승진 대상자가 17명으로 1명이 갑자기 늘었고, 승진인사위가 심사해야 할 후보 수도 49명으로 2명이 더 증가했다. 승진 심사 결과 승진서열이 49위로 최하위였던 A 직원이 다른 직원을 제치고 5급으로 승진했다.

경찰은 최근까지 당시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기장군 공무원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오 군수가 17명의 5급 승진대상자를 직접 지목했으며, 이것이 승진인사위원회에서 거의 변동 없이 통과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승진인사위원들이 군 직원에게서 ‘오 군수가 49위 직원을 승진시켰으면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 듣고, 이 요구를 들어줬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오 군수와 승진인사위 사이에서 인사 실무를 맡았던 6급 직원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공무원 인사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보면 인사권자인 지자체장이 승진인사위원회가 시행한 인사 결과를 거부할 자격은 있다. 그러나 사전에 압력을 넣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결정되게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승진했던 현직 공무원이 오 군수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뒤 승진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