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랑 멸치볶음, 다른 밑반찬 해서 540만 원어치 살 테니 배달 좀 해주세요.”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께 부산진구에 있는 한 반찬가게에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 “웬 횡재냐.” 전화를 받은 가게 주인 A 씨는 한몫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그런데 통화를 끝낼 쯤 A 씨는 미심쩍어졌다. 상대방은 부암동에 있는 한 모텔로 배달을 요구하며 “600만 원을 낼 테니 거스름돈 60만 원을 우선 들고 오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A 씨는 수백만 원대 반찬을 주문하면서 배달 장소는 모텔로 잡은 전화기 너머 남성이 못 미더웠다. 이 남성은 “이 모텔은 우리 누나가 운영하는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A 씨의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A 씨는 요구대로 60만 원을 챙겨 모텔로 향했다. 객실로 가기 전 그는 우선 모텔 측에 “이런 주문이 들어왔는데, 혹시 동생분이 맞느냐”고 물었다. “아뇨. 그런 사람 모릅니다.” 모텔 측 답변을 들은 A 씨는 수상하다고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진경찰서는 사기미수 혐의로 19일 차모(42)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 씨가 애초에 반찬을 살 생각은 물론 수중에 현금 600만 원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A 씨가 가져오는 거스름돈 60만 원을 챙겨 달아날 생각으로 이런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