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0만 원 전달” 이 씨도 감형
- 제3자 뇌물취득은 유죄 “엄벌”
- 부산고법 “금품수수 보고 이유
- 선거에 사용 동기 납득 어려워
- 이 씨 본인 품위 유지 가눙성”
허남식(68) 전 부산시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엘시티 금품 수수’는 측근 이모(68) 씨의 단독 범행이 됐다. ‘공범’으로 기소된 허 전 시장이 무죄를 받아 역설적으로 이 씨도 뇌물 수수 등 관련 혐의를 벗게 됐지만 재판부는 그 속에 포함된 제3자 뇌물취득 혐의를 콕 찍어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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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21일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지인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엘시티 게이트’와 관련해 기소된 고위 공직자 중 무죄를 선고받은 이는 허 전 시장이 유일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선고공판에서 “직권으로 제3자 뇌물 취득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허 전 시장과 이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 씨가 검찰 조사에서 “이영복 회장에게 3000만 원을 받아 허 전 시장에게 보고하고 선거운동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 씨가 이 돈의 사용처를 적은 문건과 이 씨가 “교도소 담벼락을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전력을 다해 선거자금을 조달했는데 왜 원하는 자리를 주지 않느냐”며 허 전 시장에게 보낸 편지 등이 이를 증명하는 증거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의 진술과 증거 대부분이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이 씨는 “여러 사업가 등에게 허 전 시장의 선거 자금을 받아 캠프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가 나중에는 “‘멘붕’에 빠져서 잘못 진술했다. 모금한 정치자금은 두 차례 걸쳐 이영복에게 받은 5000만 원뿐이고 캠프에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
또, 선거운동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허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3000만 원 중 1200만 원만 카드결제 대금 등으로 사용한 점이 확인됐을 뿐 나머지 1800만 원은 골프 접대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이 씨의 진술과 스스로 작성한 문건 외에는 증거가 없었다.
결국 재판부는 이 씨가 이영복 회장에게 받은 돈을 허 전 시장을 위한 선거운동이 아닌 평소 자신이 관리해온 지인이나 각종 모임의 관리 비용·품위 유지 비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결국 이 때문에 허 전 시장은 모든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이 돈의 성격이 허 시장을 의식한 ‘뇌물’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서 재판부는 이 씨에게 적용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와 일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중 허 전 시장과 공모 부분을 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뇌물 수수 공소사실 속에는 제3자 뇌물취득 공소사실이 포함돼 있고 그에 대한 심리도 원심과 당심에서 충분히 이뤄져 방어권 행사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던 이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년8월로 감형됐다.
허 전 시장은 1심에서 공소 사실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재판부가 유무죄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구속을 면했다.
앞서 엘시티 금품비리로 기소된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항소심에서 항소가 기각돼 징역 3년6월이 유지됐다. 정기룡(60) 전 시장 경제특보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1년 6월로 감형됐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