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든 전통과자가 인정을 받는다는 건 그 어떤 물질적 풍요보다 중요하죠. 이게 행복이지, 다른 행복이 또 있겠습니까(웃음).”

우리과자집 손정복 사장이 직접 만든 과자를 선보이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옛날과자’로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고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 신평골목시장의 우리과자집 손정복(67) 사장은 인터뷰 내내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가게에는 30여 가지 수제 전통과자가 수북했다. 아몬드 전병, 오란다, 호박씨강정, 해바라기씨강정, 검은깨강정, 파래전병 등 모두 손 사장의 노하우가 들어간 과자다. 전통과자를 공장에서 만들지 않고 직접 만든다는 점 때문에 부산은 물론 울산, 경남, 대구 등 전국구에서 손님이 찾는다. 특히 명절에는 단기 아르바이트생 3~4명이 있어도 바쁠 정도로 북적인다.

그는 한번 찾은 손님의 발길을 다시 이끄는 비결로 ‘손맛’을 꼽았다. 그는 “모든 것을 손으로 한다. 날씨가 맑은지 흐린지, 습도가 낮은지 높은 지에 따라 재료를 넣는 방법이 다른데 과자를 청에 묻힐 때도 내 팔목 감각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하우로 그는 소상공인방송의 ‘휴먼다큐 소상공인’ 등 다양한 TV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우리과자집이 유명해지기까지 손 사장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10대 때 제과 제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밥 먹는 것보다 굶을 때가 더 많았던 시절에 배를 곪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뭘까 고민하다 이 기술을 배웠다. 수영팔도시장 5년, 남구 문현동 5년, 사상구 모라동 시장에서 15년 동안 일하다 13년 전에 이곳 신평골목시장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손 사장은 빵 종류를 제외하고 전통 수제과자에만 집중했다.

우리과자집은 지난 7월 현장판매뿐 아니라 홈페이지 주문 서비스도 시작했다. 좀더 편하게 주문을 받는 것은 물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하기 위해서다.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에 매년 참가해 전통과자를 직접 만들고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던 손 사장은 새로운 재료를 조합한 신제품을 개발해 젊은이 입맛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좋게 만들어도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열개 중에 두 개만 인정받아도 성공이다. 발명가는 그런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