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29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 화재 당시 건물 내 연기와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배연창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화재 당시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다시 밑으로 역류해 2층 여성 사우나에 갇혔던 20명을 비롯해 건물 내 사람들이 집단으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소방합동조사단 관계자는 27일 “스포츠센터 7층과 8층에 설치된 배연창이 화재 당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배연창은 가로 40∼50㎝, 세로 70∼80㎝ 크기다. 이 관계자는 “배연창이 층마다 몇 개 설치됐는지는 설계도면을 봐야 하는데 어제 확인한 것은 7층과 8층 각 1개”라고 전했다. 이어 “배연창은 화재 감지센서와 연동돼 자동으로 개폐되는 것인데 화재 당시 안 열렸다. 스위치가 꺼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배연창이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1층부터 올라온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거꾸로 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건축법상 운동시설을 비롯해 6층 이상의 다중생활시설에는 배연 설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배연창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지 않아도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