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령거부 뜻 1년전 밝혔는데도
- 화해치유재단측 회수않고 방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9) 할머니가 자신도 모르게 화해치유재단에게 받은 위로금 1억 원(본지 지난 1월 19일자 2면 보도 등)을 되돌려 주겠다고 밝힌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화해치유재단은 아직까지 돌려받는 적법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은 28일 경남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는 부당하고 부정의함이 드러났다”며 “김 할머니 뜻을 받들어 화해치유재단은 위로금 반납 절차에 조속히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할머니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1억 원 반납 의사를 재천명했다.

시민모임은 통장을 보관 중인 할머니 조카와 화해치유재단 측에 김 할머니의 명백한 수령 거부의 뜻을 받들어 1억 원을 반납하는 절차를 즉각 진행해 줄 것을 강력 촉구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김 할머니 명의 통장으로 위로금 1억 원을 입금했고, 이후 위로금은 조카 명의 통장으로 이체된 상태다. 당시 김 할머니는 위로금 지급 사실도 몰랐고 통장을 본 적도 없다고 주장한 반면 화해치유재단은 회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1월 ‘할머니가 돈을 돌려주라는 자신의 의사를 밝혔고, 조카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공식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반납에 따른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시민모임을 설명했다. 시민모임 측은 ‘반환 확인 절차에 나서겠다’는 답변만 문서로 받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김 할머니가 걸어오신 길이 헛되지 않도록 화해치유재단은 위로금을 즉시 돌려받는 절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모임은 한일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회복에 나서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등 경남지역 시민단체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적, 기만적 한일 합의 폐기하고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