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지정 최고 권위 분류
- 최종 등재땐 관광가치 급등 예상
- 우암동 옛 소막마을 복원 등
- 피란민 생활상 반영한 유산 추가
- 개별 아닌 종합관리대책 필요
- 16점과 2021년 우선등재 겨뤄
- 유엔기념공원 포함 경쟁력 기대
한국전쟁 시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조건부로 등재되면서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하지만 조건부를 탈피해 세계유산이 될 때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 등재유산은 ▷세계유산 ▷세계기록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세계유산이 가장 권위가 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167개국 1073점(문화 832, 자연 206, 복합 35점)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총 12점(문화 11, 자연 1점)이 등재됐다.
유네스코가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각국의 유산을 선정하는 제도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 세계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석굴암과 불국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12점이다. 세계기록유산은 고문서 등 세계가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으로 110개국 6개 기구 349건이 등재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등재가 성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포함해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등 총 16건이 명단에 올라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구전 및 무형의 유산을 등재하는 것으로 총 128개국 378건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제주 해녀문화 등 19건이 등재됐다.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여기에 피란민 생활상이 반영되는 유산이 1개 더 추가될 계획이다. 시와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소를 수출하던 창구였던 남구 우암동 옛 소막마을을 복원할 계획이다. 외양간이었던 이곳을 한국전쟁 시기 피란민들이 숙소로 사용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우암동 마을사람들의 생활사를 복원, 근대건축물 일색인 피란수도 부산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갈 길 멀지만
피란수도 부산이 잠정목록에 조건부 등재됐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갈 길이 멀다. 먼저 조건부 꼬리표를 떼는 게 중요하다. 소막마을 생활사를 복원하고, 현재 개별 관리 중인 8개 유산에 관한 종합관리대책을 마련하면 상반기 중 무난히 조건부를 탈피하고 잠정목록에 등재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내다본다.
잠정목록 등재가 되면 다음 목표는 우선등재다. 우선등재란 잠정목록 중 최우선 순위를 뽑아 유네스코에 신청할 ‘대표선수’를 뽑는다는 의미다. 우선등재가 ‘국가대표’라면 잠정등재는 ‘상비군’인 셈이다. 16개 잠정목록과 경쟁을 거쳐 오는 2021년께 우선등재하고, 202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되는 게 장기적 목표다. 우선등재, 나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되면 피란수도의 관광 가치는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 도시재생과 방수용 피란유산등재팀장은 “최근 세계문화유산이 고대나 중세 중심에서 벗어나 근대유산을 중시하는 추세여서 피란수도 부산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유엔기념공원이 유산 중 하나로 포함됐는데 한국전쟁 당시 유엔 60개국이 참전해 적극적인 활약을 펼쳤음을 보여줘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