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택 목사 부부는 2014년부터 ‘비행(非行) 청소년을 위한 행복한 비행(飛行)의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면서 ‘둥지’ 센터를 개소했다. 그사이 생긴 딸만 88명이다. 그리고 임 목사 부부에게는 아주 특별한 딸도 있다. 바로 임 목사 부부 슬하 2남 2녀의 막내다. 청소년 미혼모가 낳은 아이로, 임 목사 부부가 입양했다. 막내딸은 언니 10명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10명의 언니가 ‘엄마’에게 보답이라도 하는 걸까. 막내동생의 유치원 등·하원을 시켜주고 피아노 선생님이 돼주기도 한다. 임 목사는 “막내가 외롭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몇 명 더 입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소년회복센터 ‘둥지’의 아빠 임윤택 목사와 엄마 김은미 씨. 송진영 기자

임 목사 부부는 아이들의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해 ‘동심밥심’이라는 식당과 ‘날개하우스’라는 자립관을 지난해 9월 마련했다. 전체 비용 8000만 원 상당은 후원으로 절반, 임 목사 부부가 나머지를 부담했다. 6개월 센터 생활을 마친 아이들이 할 일이 없어서 또는 돌아갈 가정이 없어 또다시 청소년 회복센터나 소년원을 찾는 일 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신념이 바탕이었다.

임 목사는 “정말 착실하게 6개월을 함께했던 아이가 10호 처분(소년원 2년 송치)을 받았는데, 그 아이가 우리 집을 나서서 갈 곳이 없었다는 것을 뒤에야 알았다”며 “그때 가족이나 가정 그리고 생활할 곳, 돌아갈 곳만 있다면 소년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임 목사의 부인 김은미 씨는 “(센터 운영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변한다. 말 그대로 아이들이다. 그런데 정작 부모와 이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일부 부모는 아이가 돌아오는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 집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한 준비가 어른들에겐 전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임 목사 부부에게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담백한 답변, 울림이 컸다. “저희는 특별하거나 대단한 사람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에게 ‘왜 그랬니’ ‘왜 잘못했니’라고만 물었지 아이들이 왜 저렇게 하는지 생각해봤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들만 나무라고 처벌하는 게 국가와 사회의 역할은 아니지 않나요. 부모도 하지 않는 일, 국가와 사회도 하지 않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닌가요.”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