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와 관련된 소방 지휘관들이 늑장 대처를 했다는 이유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소방합동조사단은 11일 제천체육관에서 제천화재 조사결과를 최종 브리핑했다. 조사단은 “신속하게 초동대응하고 적절한 상황 판단을 내렸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현장 지휘 총책임자인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에게 “2층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도 화재 진압 후 주계단으로 내부에 진입하는 최초 전술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등 전체 상황을 장악하지 못했다”며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비상구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 후 진입을 지시하지 않는 등 지휘 역량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서장이 현장에 오기 전까지 지휘를 책임졌던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에게는 “인명구조를 위해 정보를 파악하고 활동을 지시해야 하는데 눈앞에 노출된 위험과 상황에 집중해 건물 뒤편의 비상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많이 발생한 2층 상황을 알지 못했던 구조대는 현장에 도착해서도 3층에 매달린 시민을 구조한 뒤 지하층 검색에 나섰다. 소방본부 상황실은 2층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사실을 무전으로 전파하지 않고 일부 지휘관에게만 유선전화로 연락했다. 조사단은 구조대에 폭넓게 상황전파가 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소방청은 제천화재 참사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 관리 소홀 등의 이유로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소방본부 김익수 상황실장, 이상민 서장, 김종희 팀장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어 상황관리 소방특별조사 등 규정 위반 또는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계자 처벌 등 조처할 방침이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