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문재인 정부 책임론 제기에
- 민주당 “전임지사 누구였나” 맞대응
- 네 탓 공방·정치공세 악용 비난 거세

“예방 행정이 중요한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구정(설)을 앞두고 또 화재 사고가 날 것이다.”(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유족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직전 이곳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 번 봐야겠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최악의 참사가 난 경남 밀양 현장을 찾은 여야 정당 대표가 뱉어낸 말이다. 화재 수습은 뒷전이고 무책임한 책임론 제기로 공방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홍 대표는 지난 27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제천 참사가 발생했을 때 소방특별점검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소방특별점검을 했으면 이런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아마추어여서 예방 행정을 모른다”고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홍 대표를 향해 “소방법에 반대한 사람이 여길 왜 오는가”라고 항의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참사 현장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일부 주민의 항의를 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쇼통과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이 무능한 정권이 국민의 기본적인 생명권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문 대통령은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일부 시민은 “불 난 곳에서 적폐청산 얘기를 하느냐” “정치하러 왔느냐”며 항의했다.

민주당도 한국당을 겨냥해 ‘남 탓 공방’에 가세했다. 추 대표는 지난해 5·9대선에 출마하려고 사퇴하기 직전까지 4년4개월 동안 경남도지사를 지냈던 홍준표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후안무치하고 뻔뻔스럽다”고 반박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공세에 대해 “지금 이 참사 앞에서 그런 소리나 하고 있을 때인가. 화재 예방에 꼭 필요한 경남지사를 뽑지도 못하게 꼼수 사퇴한 게 누군가”라고 쏘아붙였다.

박태우 정옥재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