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초기 대응 부실 논란에 휩싸인 이상민 전 제천 소방서장 등 지휘부 2명을 입건했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7일 이 전 제천소방서장과 현장 지휘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천소방서 지휘부 2명은 지난해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건물 2층 피해자 및 희생자의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이 전 소방서장과 지휘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추가 조사를 벌였다.

유족 대책위는 화재 당시 건물 2층 구조를 제때 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유족은 소방당국이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외부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한편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이날 화재 참사가 난 건물의 관리부장 김모(66) 씨와 세신사 안모(여·51)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와 건물 관리과장을 맡은 또 다른 김모(51·구속) 씨가 지난해 12월 21일 스포츠센터 1층 천장의 얼음을 녹이는 작업을 마친 뒤 50분 만에 불이 시작됐고,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다. 당시 천장에 올라가 직접 작업한 관리과장 김 씨는 구속된 반면 관리부장 김 씨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가 화재의 단초가 된 작업을 지시했고, 그 결과 다수의 희생자가 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영장 재청구 배경을 설명했다.세신사 안 씨는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난 2층 여탕에서 일하며 구호 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