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군고구마 팔아 세상을 데운 대학생들

동아대 3학년 최영환·김주호 씨, 한 달간 학교서 ‘환호구마’ 장사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8-02-14 19:07:56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재료구입, 판매, SNS 홍보까지
- 경영이론 현장 접목해 값진 경험
- 수익금은 쪽방촌에 연탄 기부

- “고구마로 보람과 이웃간 정 느껴
- 설명절에 부모님께 자랑할 것”

한때 겨울 거리를 점령했던 군고구마가 도매단가 상승으로 ‘금고구마’로 변하면서 점차 시야에서 사라졌다. 거리를 가득 메운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군고구마를 사본 이라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군고구마로는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알 것이다. 동아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영환(23) 씨와 김주호(23) 씨는 추억의 군고구마를 길에 불러내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 한 달간 팔았다. 최근 수익금으로 연탄 400장을 기부하고 연탄 배달 봉사를 한 이들을 14일 캠퍼스 근처에서 만났다.

동아대 경영학과 3학년 최영환(오른쪽) 김주호 씨가 ‘환호구마’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 수익금으로 연탄 400장을 구입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군고구마를 너무 좋아해서 놀랐어요. 인근 주민은 물론 오가는 교직원, 직장인, 외국인 유학생, 꼬마 아이들까지 소문 듣고 왔다며 사가셨어요. 나중엔 단골손님까지 생기더라고요.” 지난해 제대 후 복학한 이들은 입대 전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실에 접목해보자고 했던 서로의 약속을 떠올렸다. 최 씨는 “말로만 하지 말고 진짜 행동으로 보여주기로 결심했다”며 “소비자행동론, 창업경영론, 마케팅 등 그동안 배운 걸 토대로 상품의 원가를 따져보고 홍보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인맥에 자신 있었던 이들은 학교 주변에서 팔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추억의 아이템인 군고구마를 떠올렸다. 용돈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70만 원을 투자해 군고구마 기계를 샀다. 각자의 이름 끝자를 따 ‘환호구마’라고 브랜드를 정하고 스티커를 1000장 만들었다. 김 씨는 “종이 봉투에 군고구마를 담아 브랜드 스티커를 붙여 사람들이 SNS에 인증샷을 올리도록 유도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원래 알던 사람보다 더 많은 이가 환호구마를 찾았다”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한 달 내내 평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겨울 거리를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주문한 고구마가 잘못 배송되거나 한파가 닥쳐 고구마를 찌는 시간이 배로 걸리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나중엔 발가락이 동상에 걸릴 것 같더라고요. 그럴 땐 문자메시지로 주문받아 직접 배달을 했어요. 핫팩이나 따뜻한 커피를 챙겨주시는 주민들도 계셔서 더 보람찼죠.”

방학을 기점으로 프로젝트를 종료한 이들의 사업 성과는 ‘딱 본전치기’였다. 하루에 많게는 10㎏짜리 고구마 세 박스, 적을 때는 한 박스를 파는 등 판매량은 많았지만 고구마 도매가가 비싼 탓에 손익분기점에 간신히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판매 수익금을 회수하는 대신 연탄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군고구마를 팔면서 느낀 보람을 소외계층에 되돌려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연탄 2000장을 캠퍼스 인근 쪽방촌에 배달하는 봉사를 했다.

최 씨와 김 씨는 “이번 설날에는 부모님께서 아들의 자랑스러운 이야기를 친척들과 나누는 자리가 될 것 같다. 우리가 배달한 연탄으로 주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이들은 남은 수익금을 재투자해 차기 프로젝트로 ‘환호빙수’를 기획하고 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4. 4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