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은편 해원초등학교 피해 우려
- 교육청 “절대보호구역” 반대 뜻
- 사업자 심의 포기하며 원점으로
- 비에스디앤씨 “업종바꿔 재추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마지막 미개발지에 추진하던 레지던스 호텔 사업이 무산됐다. 사업 예정지가 해원초등학교와 인접한 절대보호구역이라 교육청이 심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교육지원청은 최근 마린시티 해원초등학교와 홈플러스 해운대점 사이 대지 1만8468㎡에 레지던스 호텔 사업을 추진하던 비에스디앤씨가 사업 심의 신청을 철회했다고 18일 밝혔다. 비에스디앤씨는 2016년 해운대구 우동 1406의 7 대지를 한화그룹으로부터 매입한 후 75층 3개 동의 숙박시설 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마린시티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사업 예정지는 마린시티2로(왕복 6차로)를 사이에 두고 해원초등학교와 마주 보고 있다. 현재 해원초교 운동장 남쪽에는 72층 현대 아이파크(1631세대)와 80층 두산위브더제니스(1788세대)가 있고, 북쪽에는 고층 상가 건물이 들어선 상태다. 서쪽에는 49층 마린시티 자이(258세대)가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유일하게 동쪽이 트여 있는데, 이곳에 75층 레지던스 호텔이 들어서면 해원초교는 말 그대로 사방이 고층 건물로 둘러싸이게 된다.

그간 레지던스 호텔 사업에 마린시티 주민 의견은 찬반으로 엇갈렸다. 마린시티 주민 A 씨는 “30년간 미개발지로 남은 터가 개발되면, 아이파크 등 고층 건물과 함께 마린시티의 스카이라인이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해원초 학부모 B 씨는 “학교가 고층건물에 둘러싸여 학습권 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표시해왔다.

결국 해원초교와 너무 가까운 입지가 개발의 걸림돌이 됐다. 건축허가권은 부산시에 있지만, 사업 예정지가 학교 인근에 있는 경우 교육 당국의 심의를 사전에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출입문으로부터 50ｍ 이내는 절대보호구역이어서 숙박 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 해운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업 예정지는 절대보호구역이라 숙박시설 심의 자체가 진행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비에스디앤씨는 다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비에스디앤씨 고위 관계자는 “교육청 심의 신청을 철회한 것은 맞지만, 개발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며 “업종을 바꿔 다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업 예정지는 1980년대 후반 수영만 요트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마린시티를 매립했을 때부터 지구단위계획상 일반상업용지로 지정돼 있다. 마린시티의 마지막 미개발지인 이곳은 지난 30년 동안 오피스텔 백화점 등으로 개발이 검토됐으나 사업성 부족과 주민 민원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2014년 9월 지상 8층, 지하 5층 규모의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사업이 부산시의 건축심의에서 승인됐으나, 한화 측이 2016년 사업성 악화로 사업을 포기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