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에서만 오랫동안 살았어요. 그러다 문득 우리 동네에는 어떤 문화재가 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이선희 문화관광해설사. 서순용 선임기자

12년째 동래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해온 이선희(69) 씨. 그는 온천동에서 45년째 살아온 동래 토박이다. 이 씨의 문화재 사랑은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때부터 시작됐다. 이 씨는 “어릴 적 본 불국사가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서울, 경주 등 찾아다니며 문화재를 보러 다녔다”며 “전국을 쏘다니다가 정작 우리 동네 문화재는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길로 동래구청 문화관광해설사 수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는 문화관광해설사가 되기 위해 2006년 동래구 문화재 위원에게 두 달간 교육을 받았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익혀야 할 탐방길은 총 4곳이다. 동래읍성 중심의 동래읍성 뿌리길, 동래읍성 장대길, 동래읍성 마실길과 금강공원 일대의 온천장 풍류길이다. 각 코스당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가량 소요된다. 이 씨는 “동래읍성 뿌리길에 애착이 많이 간다. 동래읍성을 돌아보며 임진왜란 당시 송상현 부사가 밝힌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줄 수 없다’는 결의 가득한 말이 새겨진 안내판을 애국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화관광해설사에게 대목은 봄, 가을. 걷기 좋은 계절이 오면 한 달에 2, 3번 문화관광 해설에 나선다. 문화해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초등학생에서 대학생, 60대까지 다양하다. 이 씨는 “문화관광해설사로 처음 시작했을 때는 참가자를 인솔하느라,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당시에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베테랑 소리를 듣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지금도 동래구 안에 있는 문화재에 대해 공부 중이다. 동래구가 1년에 2번 여는 문화재 강의는 꼭 참석한다. 이 씨는 “2013년에도 도시철도 공사 도중에 해자가 발견되는 등 지금도 동래에서 개발을 하다보면 문화재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문화관광해설사라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관광해설사의 활동비가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동래구 문화관광해설을 들으며 탐방하려면 탐방 5일 전에 동래구청 문화관광과(051-550-4082)에 신청하면 된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