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1호 특수부 조사실서 조사
- 변호인단 4명 입회·배석 조력
- MB, 검사와 마주앉아 질문 답변
- 뇌물수수 등 주요 혐의 부인
- 점심은 배달된 설렁탕으로 해결
1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다만 검찰 신문조서에는 실제 사용된 호칭과 관계없이 ‘피의자’로 기재된다. 혐의를 받는 수사 대상을 뜻하는 말이다. 검찰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할 때도 ‘대통령님’이나 ‘대통령께서’ 등 호칭을 사용해 조사를 진행하고 조서에는 ‘피의자’로 썼다.
조사 자체는 철저히 하되,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예우 차원에서 붙인 호칭이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로 기업체 관계자나 정당 대표 등을 조사할 때도 직업적 부분을 붙여 부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대통령도 일반적인 방법대로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소환된 다른 전직 대통령들 조사 때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사용됐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최초로 소환조사를 받을 때 문영호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은 “호칭은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바꿔 부르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노 전 대통령이 “괜찮다. 편한 대로 부르라”고 답하자 ‘전(前) 대통령’으로 불렀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특수1부장실에서 한동훈 3차장 검사와 면담했다. 면담에는 직접 조사에 나설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도 배석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도 강훈·박명환·피영현·김병철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수행비서 등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차장검사는 녹차를 한 잔 내주면서 10여 분 동안 조사의 취지와 방식, 일정 등을 간략히 설명하고 불가피하게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주변 상황에 대한 고려나 편견 없이 조사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검찰 측에 전했다. 이에 한 차장검사는 “법에 따라 공정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저희도 충분히 예의를 갖췄고, 이 전 대통령도 저희를 충분히 존중해 주셨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1001호 특수부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실 가장 안쪽에 놓인 책상에서 검사와 마주 앉아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 상황과 피로도 등을 고려해 조사실과 연결된 1002호 휴게실에서 때때로 휴식을 취했다. 외부 식당에서 배달한 설렁탕으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부터 다시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조사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비롯한 110억 원대 뇌물수수 등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 대한 검찰 조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이날 검찰청사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선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말해 주요 혐의를 부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