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소송비 대납 조작된 것”
이명박(MB·사진)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 중 일부를 인정했다. 그러나 삼성 소송비 대납은 “조작된 것”이라고 맞섰고, 다른 혐의는 대부분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이 전 대통령이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며 “국정원 자금 관련 부분 중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10만 달러(약 1억700만 원)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이 돈의 사용처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10만 달러는 김 전 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받았다고 자백한 돈이다. 그는 이 돈을 미국 국빈 방문 전 김윤옥 여사 보좌진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친형 이상은 씨 명의의 도곡동 땅 매매금 중 67억 원을 논현동 사저 건축 대금으로 사용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차용증은 찾지 못했고 이자도 낸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날 조사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 객관적 자료 일부를 제시하고 이 전 대통령의 입장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찰이 삼성그룹의 다스 소송비 대납 내용이 기재된 청와대 보고 문건을 제시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조작된 문건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검찰이 영포빌딩에서 대통령기록물과 함께 압수한 문건이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이 소송비를 대납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워싱턴의 대형 로펌이 무료로 소송 지원을 해준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밖에 뇌물 의혹이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은 “알지 못한다”거나 “나에게 보고하지 않고 실무선에서 한 일”이라는 취지의 답변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21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귀가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