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측근 구속 형평성 등도 고려
- 이르면 내일 영장실질심사
이명박(MB·사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해온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네 번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검찰에 출석해 21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지 닷새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우선 김성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임 때 특수활동비 17억500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5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특수활동비 4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했다. 김 전 기획관은 방조범이었다.
이를 비롯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액은 110억 원대에 달한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60억 원(500만 달러),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에게서 22억5000만 원, 대보그룹으로부터 5억 원, ABC상사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또 자기가 실소유주인 다스에서 35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횡령)하고 수십억 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 다스 관계사가 아들 시형 씨 소유의 SM 등 회사에 123억 원을 무담보로 빌려주도록 지시한 혐의(배임) 등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다스의 미국 소송을 돕게 한 혐의(직권남용)와 청와대 문건 무단 유출·은닉(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친·인척 명의 부동산 등 차명재산 보유(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도 포함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액이 100억 원이 넘는 등 사안이 중대하고, 물증 제시에도 혐의를 부인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김 전 기획관 등 핵심 측근이 구속된 마당에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미체포 피의자 심사 일정에 비춰보면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1일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수사기록이 방대해 일정이 하루나 이틀 늦게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됐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년 영장실질심사 제도 시행 전인 1995년 구속됐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