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스 차명보유하며 비자금 조성
- 특활비·뇌물수수 등 주요혐의도
- 혐의 부인으로 증거 인멸 가능성
- 선거법 위반 등 추가 기소될수도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관계자 진술과 물증을 확보해 향후 재판에서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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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심사가 진행 중인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서울중앙지법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다스 실소유 의혹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등 주요 혐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하기 충분할 정도로 물증과 관계자 진술이 확보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형님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차명 소유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비밀 금고’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검찰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전 대통령은 1987년 현대건설 관리부장이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에게 개인 돈 3억9600만 원을 건네며 다스 설립을 지시했다. 이후 다스 지분을 차명 보유하면서 임원 인사 등을 뜻대로 단행했다. 측근들이 다스에서 횡령한 비자금 348억 원은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서울시장, 대통령 선거비용 등 정치자금과 고급승용차 구입 쇼핑비 같은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뿐만 아니라 검찰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핵심 측근의 진술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이나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이를 ‘정경유착’ ‘국가 안보예산 사적 유용’으로 규정하고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A 씨는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는 검찰 수사로 사실관계가 확인됐고, 범죄 금액이 모두 이 전 대통령에게 귀속돼 유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속영장에 6개 혐의와 18개 안팎의 범죄 사실이 적시됐지만 보강 수사를 거치면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18대 총선을 앞두고 국정원 특활비 10억 원을 받아 불법 여론조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는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민간인 불법사찰 입막음에 특활비 5000만 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의 ‘윗선’으로 이 전 대통령을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사실로 확인되면 추가 뇌물수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영포빌딩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불법사찰 의심 문건에 대한 수사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이미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유출한 대통령기록물 중에 이념편향적 정책을 추진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문건이 은폐돼 있었다고 밝혔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