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국 떠난 지 49년 만에 ‘귀향’
- 이수자 여사 “남편 소원 이뤄져”
- 시내 곳곳 푸른 리본으로 환영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생의 유해가 고국을 떠난 지 49년 만에 고향 품에 영원히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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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 야외쉼터에 안장된 윤이상 선생 묘소 앞에서 열린 유해 이장 추모식에서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현철 기자 |
30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식에 앞서 통영국제음악당 야외쉼터에 안장된 윤 선생의 묘소 앞에서 열린 유해 이장 추모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차분히 진행됐다. 앞서 선생의 유해는 지난 20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길일을 택해 이곳에 조용히 안장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선생의 부인 이수자(91)여사와 딸 윤정(68) 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이 참석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유해가 안장된 곳은 생전 선생이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통영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곳이다. 묘역은 98㎡ 규모로, 상단부 너럭바위 아래 자연장 형태로 안치됐다. 그 옆에 1m 높이의 향나무와 해송을 심었다. 너럭바위에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사자성어를 새겼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운 흙탕물이 묻지 않는 연꽃’을 가리킨다. 처한 곳이 더럽게 물들어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말라는 고인의 인생 모토를 담았다.
선생의 유해를 독일 베를린 카토우공원에서 직접 모셔온 플로리안 리임(50) 통영국제음악당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위대한 예술가가 이곳에 묻혔다. 이제서야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통영 섬과 바다를 바라보게 됐다. 그가 고향에 돌아온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수자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통영의 파도 소리를 듣고 싶어하던 남편의 소원이 드디어 이뤄졌다. 유해 이장에 힘써 준 한국·독일 정부에 감사하며 잊을 수 없는 이 감격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인사말을 하는 동안 벅차 오르는 감정 때문인지 중간중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통영 문화예술단체들은 이날 푸른색 리본을 윤이상기념공원 등 시내 곳곳에 달고 선생의 귀향을 환영했다.
추모식에 앞서 보수단체인 ‘박근혜 무죄 석방 천만인 서명운동 경남본부’ 50여 명은 음악당 본관 앞까지 몰려와 묘역 철거를 주장하며 음악당 관계자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