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만에 유사사고… 대책 시급
부산시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도입한 후 횡단보도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도로 중앙에 ‘안전지대’가 생겨 차가 잘 다니지 않는 심야 시간에 무단횡단이 잦다. 반응 속도가 느린 노인이 잇달아 희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달 30일 밤 11시10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대우마리나1차아파트 앞 해운대로(BRT 구간 제외 왕복 7차로) 승당삼거리에서 부산기계공고 방향으로 1차로를 달리던 승용차(운전자 A·75) 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여·70) 씨를 들이받았다.
B 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인 31일 0시30분께 숨졌다. 경찰은 A 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 씨를 미처 보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월 25일 오전 6시께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로에서 운촌삼거리 방향 1차로를 달리던 승용차(운전자 C·53)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D(여·84) 씨를 치었다. D 씨는 부민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전 7시30분께 사망했다.
한 달 새 BRT 구간에서 유사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BRT의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BRT 구간이 생긴 후 도로 중앙에 버스를 기다리는 일종의 ‘안전지대’가 생겼고, 이로 인해 차가 많이 없는 새벽과 심야 시간에 무단횡단이 잦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신체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 주로 피해를 본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가 70대 이상 노인이었다.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방향마다 다른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모(49) 씨는 “BRT 구간 일부에는 보행 신호가 중간에 끊긴다. 길 한가운데서 기다리다 보면 무단횡단하려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해운대로는 BRT가 생기기 전에는 왕복 10차로가 넘어 무단횡단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곳이다. 그런데 BRT가 생기면서 ‘무단횡단 가능 지역’이 됐다”고 진단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