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6시5분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범일역. 서면 방면 열차를 타려 역사를 지나던 시민 A(66) 씨는 불콰한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는 B(74) 씨를 발견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만취한 채 소란을 피우는 B 씨를 보면서 A 씨는 혀를 찼다. “어르신 약주가 과하신 거 같은데, 도시철도는 공공장소입니다. 집에 들어가셔야죠.” B 씨에게 한마디 쏘아붙인 A 씨는 곧장 계단을 이용해 전동차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B 씨도 A 씨를 따라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A 씨의 일침에 불쾌감을 느낀 B 씨는 A 씨에게 시비를 걸더니 곧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B 씨의 손에 들린 물체는 ‘찍’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를 뿜었고, A 씨는 눈에 심한 고통을 느끼며 뒤로 물러섰다. B 씨가 A 씨 얼굴을 향해 가스분사기를 발사한 것이다. B 씨는 주변을 지나던 승객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알고 보니 B 씨의 정체는 승려였다. 전남 해남군에 있는 한 절에서 승려로 활동하는 B 씨는 이날 친구를 만나러 부산에 왔다가 술을 마신 끝에 만취했고, A 씨와 시비가 붙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3일 특수상해 혐의로 B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