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초단체 중 인구가 가장 많은 해운대구의 인구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구가 각종 시책을 내며 인구 불리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해운대의 높은 집값 탓에 젊은 층이 주변 신도시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해운대구의 인구 자료를 살펴보면 해운대구의 인구는 2012년에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줄었다. 전년 대비 인구 감소치는 2016년 2965명, 2015년 713명, 2014년 2005명, 2013년 2652명으로 2015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2000명 이상 줄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준 인구는 41만2039명으로 전년보다 7814명이나 줄었다. 이는 부산시 전체 감소 인원(2만7876명)의 28%에 해당한다.

인구의 자연 감소와 더불어 전출자의 증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2011년 자연 증가(출생자 3493명, 사망자 1987명)는 1506명이었으나 2016년에는 644명에 그쳤다. 게다가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아 2011년에는 2594명이 빠져나갔고 2016년 전출 인구는 3914명으로 1320명이 늘었다. 최근 인근 정관으로 이사한 이모(여·35) 씨는 “젊었을 때 잠깐은 살 수 있지만 평생 비싼 전셋값을 내고 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는 해운대구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개발이 기대되는 재송동에서 2826명이 는 것을 제외하면 해운대구의 모든 동이 감소세다.

지난해 전년 대비 인구 감소 현상을 동별로 분석하면 반여동이 5898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좌동 3400명 ▷우동 1186명 ▷중동 469명 ▷송정동이 151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 기간 해운대지역 주택가격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2011년 12월 평균 2억8975만 원인 해운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5년 후인 2016년 12월에는 이보다 1억2860만 원 오른 4억1835만 원을 기록했다.

해운대구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구 유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는 지난해 7월 인구정책팀(직원 3명)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출산·고령사회 정책 지원조례를 공포했다. 조례에는 결혼·임신·출산·양육을 포함한 각종 지원 정책 등을 명문화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해운대 집값에 부담을 느낀 젊은 층이 기장 정관과 양산 물금 등 인근 신도시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기장 일광신도시가 생기면 인구 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