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 “최종안까지 지켜보자”
- 수험생 “뭘 준비할지 더 혼란”
- 입시학원 “교육부 뭐했나” 비난

교육부가 11일 발표한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 대입 수시·정시모집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전환안이 포함되면서 대학과 학부모 입시기관 모두 혼란에 빠졌다. 교육부가 결정한 것 없이 공을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긴 형국이어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학은 2022학년도 입시개편안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우선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오는 8월 최종안이 나와야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편안에서 거론된 주요 안건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미칠 영향이 적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특히 지역 대학은 수시·정시모집이 통합되면 학생 모집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전전긍긍한다. 현재는 최대 9회(수시 6회, 정시 3회)까지 지원할 수 있지만 합쳐지면 6회 전후로 조정된다. 더군다나 실기나 면접이 있어 일정이 겹치면 지원 횟수는 더욱 줄어든다.

부산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시·정시모집을 통합하면 지원 가능 횟수가 줄어 지원 학생 수도 덩달아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이야 큰 영향이 없겠지만 지역 사립대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은 또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절대평가의 가장 큰 맹점은 변별력 약화다. 의과대 등 최상위권 학과가 있는 대학은 입학 전형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역 다른 대학 관계자는 “변별력 강화를 위해 원점수를 공개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약 도입한다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와 중·고교 교사의 혼란은 더욱 크다. 특히 정부가 확정안이 아닌 여러 방향을 담은 시안을 공개하면서 혼란을 자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중3 자녀를 둔 정모(46) 씨는 “2022학년도부터 대입전형이 달라진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결정된 것 없이 제안만 담은 시안을 공개하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털어놓았다.

한 고등학교 입시담당 교사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1년 전 대입개편 논의할 때와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 데다 결정된 것도 없다. 지금까지 정부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입시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6월 선거를 앞두고 눈치 보기를 하느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입시안을 무책임하게 던져놓은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국가교육회의

대한민국의 교육·학술·인적자원개발 정책 및 인재 양성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17년 9월 국가교육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발효되면서 설치됐다. 초대 의장은 신인령 이화여대 법과대학 명예교수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