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남문시장에서 ‘정현란 한복’을 운영하는 정현란(여·70) 씨는 37년째 한복 짓는 일에 매진했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그는 취직하면서 부산으로 왔다. 그 때 한복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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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문시장 정현란 전통한복 명인이 옷고름을 정돈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14일 정 씨는 “부산의 여러 한복거리를 돌며 한복을 살폈다. 가장 옷매무새가 좋은 국제시장 한복가게에 들어가 2년간 바느질부터 기초를 새롭게 다졌고, 2년 만에 처음으로 내 가게를 냈다”고 말했다. 당시 한복은 최고급으로 쳐주던 기술이었고, 예복은 물론 일상복으로도 찾는 시대였다. 부평동에 낸 첫 가게는 입소문을 탔고, 정 씨는 하루 2시간만 자면서 한복을 지어 두 자녀를 건사했다.
한복으로 일가를 이룬 정 씨는 6년 전 부평동 가게를 정리했다. 그는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노후 준비도 마친 시점이었다. 당시엔 팔기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만큼 기간과 정성을 들여 한복 짓는 일 자체에만 몰두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정 씨를 다시 시장으로 불러낸 것은 30년 단골들의 성화였다. 정 씨는 “전국을 다녀봤지만 한복 원단 제공부터 제작 공정이 한 건물에서 진행되는 시장은 드물다. 남문시장의 이런 시스템에 이끌려 이곳에 다시 가게를 열었다”고 말했다.
최근 정 씨가 공을 들이는 것은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전국 단위 단체인 사단법인 한복단체총연합회의 6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서울이 아닌 지역 사람이 회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정 씨는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단체 한복을 만드는 일에도 참여했다”며 “다음 달 일본에서 연합회의 전시 일정이 잡혀있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