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화이트리스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재판부를 변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및 횡령 혐의 사건이 배당되면서 재판부의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은 25일 이 전 대통령 재판부인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에 배당됐던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사건을 형사28부(최병철 부장판사)로 재배당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사건이 중요 사건으로 분류돼 재판부에서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심리를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처”라며 “형사 27부는 새로운 사건 배당을 중지하고 이미 맡은 사건을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의 재판은 지난달 13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열고 혐의에 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정리하는 절차를 거쳤다. 양측 모두 “일반적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을 압박해 2014년 2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정부정책에 동조하는 21개 보수단체에 23억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수석도 2015년 1월~2016년 1월 전경련이 31개 보수단체에 35억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새로 이 사건을 맡게 된 형사28부는 340억 원대 사기대출 혐의를 받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대표, 대우조선 해양 분식회계 묵인 혐의로 기소된 안진회계법인 등의 재판을 맡아왔다.
이 전 대통령 사건에 전념하게 된 형사 27부는 다음 달 3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정식 재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도 혐의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